일상

문제와 해결 사이

로모(romo) 2021. 1. 29. 18:25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경험치가 쌓이게 된다.

'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해결했더라?'
'음, 이런 문제도 있구나. 이건 어떻게 해결하지?'

 

그동안의 경험과 응용력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혹은 대충) 해결 방법을 찾아낸다. 이런 과정을 누구나 반복하며 살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문제를 자신이 겪었던 문제와 똑같이 취급한다. 여기에 자기 객관화가 결핍되면 '꼰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내가 해봐서 알아. 라떼는 말이야...) 반면, 새로워 보이는 문제를 보고서도 과거의 경험을 적절히 끄집어 내 변주하여 해결책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비슷한 문제도 늘 새로운 문제처럼 대한다. 학습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라면 정말 슬픈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여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그만큼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 문제를 해결한 자신도, 해결된 문제로 인해 혜택을 보는 누군가에게도 바람직한 일이다.

 

방금 두 문단에서 문제와 해결을 논하는데 있어 '경험', '학습', '응용', '관점' 등의 요소를 생각했다. 또 하나가 있다면 '본질'일 것이다.

 

하나의 본질은 수만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본질에서 찾은 해결책은 문제의 발단을 막는다. 그런데 본질은 간과하기 쉽다. 너무나 당연하고 단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와 마주친 순간부터 본질을 꿰뚫으려는 습관을 들이지 않는다면, 피상적인 문제의 잔가지를 쳐내느라 많은 에너지를 허비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본질은 정답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 맞다, 틀리다를 누군가가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질은 저마다 써 내린 정의이며, 삶, 지혜, 도전이 녹아든 총체적 산물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널리 통용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 다음에도 누군가가 생각하는 본질은 여전히, 누군가의 생각이지 정답은 아니다.

 

자신의 본질을 갈고닦은 사람은 타인의 본질을 존중하면서도 비판할 줄 안다. 타인이 생각하는 본질이란 것이 얼마나 많은 질문으로 다듬어진 것인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알기 때문이다.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여긴다. 반면, 그만큼 주관적일 수 있다는 것도 알기에 비판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다. 적절한 양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