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기록 (종료)

평온함을 평온하게 즐기고 싶다

로모(romo) 2020. 3. 22. 10:13

D+117.

그 동안 조심했던 건 스트레스였다. 이를테면 업무가 잘 안풀릴 때 의식적으로 경계하고 흡연 욕구를 다스리려 노력했다.

그런데 최근 업무 강도가 약해지고, 날씨도 풀리면서 평온한 타이밍이 올 때가 있다. 그 때가 되어도 흡연 욕구가 밀려온다.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한 모금
후-

꿀 같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텁텁할 뿐이고 후회가 물 밀듯이 밀려오겠지. 지난 글에 썼던 후회 리스트를 인용하며 오늘의 기록 끝.

손과 입에 텁텁하고 매캐한 냄새가 남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볼 때마다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느리게 회복중인 폐가 다시 한 순간에 오염될 것이다
금연 초반의 그 힘겨움을 다시 겪을 것이다
숱하게 써온 금연 기록들이 그 의미를 잃을 것이다
난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패배자가 될 것이다